'OPIC'에 해당되는 글 2건

OPIC 공부

생각하고 2020. 2. 20. 10:47

가만히 생각해보니, 중학생때부터 지금까지 진짜 20년이 훨씬 넘는 시간동안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그날 처음 배운 A, B, C, D 알파벳, 지금으로서는 중학생이 ABC 알파벳을 배우고 있다고 하면 상상이 되지 않겠지만, 그랬던 시절이었다.


중학생때 배운 일본식-한국식 문법 교육, 단어 외우기, 문법 외우기, 언제 쓰는 용어인지 실제로 이런말을 하는지 알지도 못한채 시험 성적만을 위해서 배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고등학교에서도 마찬가지의 시간을 보내며 6년이라는 시간을 말 한마디 할줄 모르는 영어 점수는 만점을 받는 학생이었다.


대학생이 되고나서 처음 만난 외국인과의 회화 수업에서, "Hi, My name is ~~~", "How are you?", "Fine thank you and you?" 이런 이야기들을 하며 A+을 받았다.


진짜 영어를 할 수 있는 학생이었을까 싶은데, 입사를 위해서 TOEIC이라는 고통스러운 문법 시험을 치뤘고, 정말이지 너무나 지루한 시험 시간이 두려워 다시는 치고 싶지 않았으나, 어떻게 어떻게 해서 입사가능한 점수를 만들어서 입사를 했다.


그런데, 왠걸? 입사하고 나서 보니, 영어 성적으로 등급을 매기고 그 등급에 점수를 부여하여 인사점수를 관리하고 있었다.


몇점이상은 3등급, 몇점까지는 2등급, 그리고 몇점 부터는 1등급으로 너는 영어는 완벽한 사람이군, 하는 평가를 회사 시스템으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에도 내가 영어로 일을 할수 있는, 대화도 할수 있고 회의도 할수 있는 사람일까? 라는 의구심은 끊임이 없었다.


그러다가 우연찮은 기회에 인도 개발자들과 일하게 되었고, 그 첫날 그들이 무슨말을 하는지 도대체 알아들수가 없어서 패닉이 되었던 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그렇게 진짜 생존을 위한 영어를 하다보니 어느새 대화가 되고, 문법이나 어려운 단어가 아니라 내가 말하고 싶은것을 어떻게 해서든 말하고, 그들도 내가 알아들을수 있는표현을 어떻게 해서든 이야기하다보니 어느정도 이야기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즈음에 회사에서는 더이상 TOEIC과 같은 문법위주의 영어라기 보다는 학습능력을 위한 테스트가 아닌 OPIC이라는 영어를 얼마나 유창하게 하는지를 평가하고 인사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사실 나는 차라리 잘되었다 싶었다, 몇시간 동안 앉아서 200문제를 푸는것보다는 어색하고 더듬더듬거리기는 하지만 40분이내에 테스트를 끝내고 나오는게 그래도 더 나을것 같았다.


하지만, 첫번째 친 시험에서 운이 좋았는지 나빴는지 모르겠지만, AVA가 무슨 소리를 하던,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한참을 하고 나오니 회사에서 인정하는 2등급인 IH/IM3등급을 받았다. 이때가 내가 너무 게을르게 된 계기가 된 시점이었다. 나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갔던 테스트에서 대충 이야기해도 2등급이 나오네? 하는 자만이 생기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영어를 좀더 유창하게 하려고 노력하거나, 다른 사람들은 어떤 표현을 사용하고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그렇게 몇년을 흘려 보냈다.


그리고 몇년후, 1등급이 아닌 성적은 만료가 되기 때문에 또 OPIC 응시를 하였는데, 이제는 AVA가 뭘 물어보는지는 알겠는데, 무슨말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머리속이 하얗게 변했다. 그래서 정말 이것 저것 다 쥐어 짜내서 이말 저말 다 하고 나오니 IM2(3등급)이 나왔다.


회사에서는 실무에서 영어를 쓸일이 있던 없던 일단 한국인일지라도 영어로 일을 할수 있어야 된다는 기조가 매우 강했기 때문에 2등급 이상 획득을 매우 강조하고 강력하게 관리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때 부터 어느새 나도 늙은 꼰대가 되어가는지 뭔가 공부하려고 하면 안해도 되는 이유를 찾으려고 하고, 합리화를 하려고 했던것 같은데, 진짜.... 귀찮아서 미칠것 같았다. 하지만 어쩔수 있겠나 싶어 조금 공부하고 다시 시험을 쳤는데 왠걸? 이번에는 AVA가 뭔말을 하는지도 들리지가 않았다. 스트레스 때문인가? 이번에는 좀 잘해봐야지 하는 압박감과 조급증 때문인가? 진짜 AVA가 미웠다... 그렇게 다시 IM2등급이 나오고, 자존심에 스크래치, 자신감도 대폭 떨어지고, 집에 와서는 애꿎은 아들에게 "너는 아빠처럼 이런 삶을 살지 말으라며" 꼰대 1등급 잔소리를 1시간동안 한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요즘에는 회사에서 2등급을 획득 할수 있는 집중 교육을 시켜주는데, 와...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수업의 내용을 보니 이런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시험은 시험인것이고 OPIC은 진실을 알기 위한, 지식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이 아닌 말을 얼마나 유창하게 잘하는지를 보는 테스트이기 때문에 자신이 잘 이야기할수 있는 주제를 잘 정리하고 그에 맞게 1분에서 1분 30초 정도만 이야기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강의를 하나씩 하나씩 보는데, 뭔가 이번에는 2등급 따고 퇴직때까지 그냥 2년에 한번씩 2등급 갱신하며 다닐수 있을것 같은 생각이 약간 들었다.


물론, 이런 강제적인 영어가 삶에 도움이 될지, 외국인과 회의를 하거나 업무를 진행할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한민국, 그리고 전세계적인 경쟁 시스템 기반의 사회에서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평가 시스템에 맞춰서 하루 하루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요약 : 한살이라도 어릴때 어학 연수나 유학 2년 정도 다녀와서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편하게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것 같다.

블로그 이미지

커뉴

이 세상에서 꿈 이상으로 확실한 것을, 인간은 가지고 있는 것일까?

,

OPIc 노하우?

생각하고 2018. 11. 18. 16:15

오늘 뭐처럼 일찍 일어나서 오픽(영어 구술 테스트)를 하러 갔다.


회사에서 관리하는 몇가지 직원들의 역량중 하나가 외국어 능력이었기에 귀찮음을 이겨내고 갔는데...


인터넷을 통해서 시험을 어떻게 하면 잘 치는지 요령도 이번에는 좀 보고, 연습도 하고 갔다.


제일 중요한 것이  Background Survey라고 해서 신경을 써서 신중하게 했는데, 그중에 한가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음" 이라고 체크 했다.


그리고 시험을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하고, 자기소개도 하고 이런 저런 질문을 하는데 아니 !!! 갑자기 운동에 관한 이야기가 엄청 나게 나오는것이 아닌가?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체크했는데, 뭐야 이것은?


운동을 한다고 가정을 하고 이야기해보라고 하고, 상황을 가정해서 롤 플레잉을 해보라고 하고, 질문을 해보라고하고, 트레이닝 감독에게 연락하라고 하고..


완전 이거 낚인 느낌이 너무나!! 강하게 든다.


솔직하게 체크했더니, 이 질문을 하면 당황하겠군? 하고 마치 문제를 내는 것 같은 느낌?


아니 당황했을때 나오는 대화 능력이 진짜 대화 능력인것인가?


어디서 만든 테스트이길래 이런가 하고 좀 더 찾아봤더니...


우리 회사에서 왜 이것을 직원들의 역량을 관리하는 기준으로 하는지 단박에 이해하게 되었다.


제길!!!


백그라운드 서베이할때, 이것을 선택하면 질문을 안하겠지? 하고 눌렀는데, 시험을 내는 쪽에서는 이것을 질문하면 당황하겠지? 하고 질문을 한다.



'생각하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재명 친형 강제입원?  (0) 2018.11.26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들!!  (0) 2018.11.23
변호인  (0) 2018.11.18
국감장의 이국종 교수  (0) 2018.11.18
화웨이를 사면 안되는 이유  (0) 2018.09.04
블로그 이미지

커뉴

이 세상에서 꿈 이상으로 확실한 것을, 인간은 가지고 있는 것일까?

,